로봇의 자율주행은 누구를 위한 기술일까?
고객이 원하는 것은 자율주행 기술 자체가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아도 일이 완벽하게 수행되는 경험입니다. 자율주행은 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모바일 로봇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술은 ‘자율주행’입니다. ‘모바일’이라는 단어에 ‘로봇’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을 떠올리게 되지요.
그런데 정말 고객은 ‘자율주행’이라는 기술을 선호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자율주행을 부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고객이 선호하는 것은 ‘자율주행 기술’ 자체가 아니라, 로봇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고객이 로봇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신분당선 일부 구간은 자율주행으로 운행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탑승 경험은 사람이 운전하는 지하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자율주행을 하든 사람이 운전하든 고객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입니다. (가끔 속도 제어로 인해 90km/h 부근에서 미세하게 흔들릴 때는 오히려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자율주행을 하면 누구에게 좋은 걸까요? 사실 가장 큰 가치는 회사가 얻습니다.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운영 인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객의 생각과 기업의 생각이 달라서, 발생합니다. 100점짜리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의 주행이 성공하더라도 몇 번 실패하면, 그 순간 고객에게는 “신경을 써야 하는 기술”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인식이 생기는 순간,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저는 로봇과 이를 이용한 서비스의 본질은 ‘자율운영’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핵심은 고객이 신경 쓰지 않아도, 태스크가 완벽하게 수행되는 것입니다. 자율 주행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아닌, 여러 방법 중 하나 일 뿐입니다.
